1.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의 책임이 자율적이어야 한다.
자율적인 책임이 설계의 품질을 좌우한다
객체지향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자율적'인 객체다.
자율적인 객체란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객체다.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는 유일한 이유는 다른 객체로 부터 요청을 수신했기 때문이다.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 책임이다.
즉 자율적인 객체란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각자 맡은 책임을 수행하는 객체다.
적절한 책임이 자율적인 객체를 낳고, 자율적인 객체들이 모여 유연하고 단순한 협력을 낳는다.
객체에게 할당되는 책임은 자율적이어야 한다.
class King implements Judge {
listenToTestimony(trialHelper: TrialHelper) {
trialHelper.callWitness()?.증언하라();
}
}
class HatDealer implements Witness {
증언하라() {
return "증언";
}
}
왕은 목격자인 모자 장수에게 '증언하라'라는 요청을 전송한다.
왕은 모자 장수가 요청에 반응해 책임을 완수할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증언하는지에 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모자 장수는 왕에게 증언할 책임은 있지만 증언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절차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자유를 누린다.
이번에는 왕이 모자 장수가 증언하는 데 필요한 행동들을 좀 더 상세하게 요청한다고 해 보자.
class King implements Judge {
listenToTestimony(trialHelper: TrialHelper) {
trialHelper.callWitness()?.목격했던_장면을_떠올려라();
trialHelper.callWitness()?.떠오르는_기억을_시간_순서대로_재구성하라();
trialHelper.callWitness()?.밀로_간결하게_표현하라();
}
}
모자 장수는 이 세가지 요청들을 차례대로 처리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이 책임들은 모자 장수가 증언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다.
상세한 수준의 책임은 증언이라는 협력의 최종 목표는 만족시킬지 몰라도 모자 장수가 누려야 하는 선택의 자유를 크게 훼손한다.
모자 장수는 자신의 의지나 판단력이 아닌 왕의 명령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율적으로 책임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이다.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책임도 문제다.
class King implements Judge {
listenToTestimony(trialHelper: TrialHelper) {
trialHelper.callWitness()?.설명하라();
}
}
class HatDealer implements Witness {
설명하라(param) {
return param ?? "뭐를?";
}
}
책임은 협력에 참여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추상적이어야 한다.
'증언하라'는 책임은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추상적이면서 충분히 구체적이다.
물론 다른 상황에서는 '설명하라'라는 책임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자율적인 책임의 특징은 객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2.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요청을 전송할 때 사용하는 메커니즘이 메시지다.
1. 메시지
메시지는 객체로 하여금 책임, 즉 행동을 수행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객체는 메시지를 전송함으로써 다른 객체에 접근한다. (메시지-전송 메커니즘)
메시지는 메시지 이름과 인자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증언하라'라는 부분은 메시지 이름이 된다. 추가적인 정보는 메시지의 인자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
class King implements Judge {
listenToTestimony(trialHelper: TrialHelper) {
trialHelper.callWitness()?.증언하라(어제, 왕국);
}
}
class HatDealer implements Witness {
증언하라(arg1, arg2) {}
}
메시지 전송은 수신자 + 메시지(메시지 이름 + 인자) 이다.
메시지는 객체들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객체의 외부와 내부는 메시지를 기준으로 분리된다.
모자 장수가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을 변경하더라도 왕은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2. 메서드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메서드다.
메시지는 무엇이 실행되기를 바라는지만 명시하며, 어떤 메서드를 선택할 것인지는 수신자의 결정에 좌우된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는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실행 시간에 메서드를 선택할 수 있다.
3. 다형성을 지탱하는 메시지
다형성이란 서로 다른 유형의 객체가 동일한 메시지에 대해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타입에 속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경우 서로 다른 메서드를 이용해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다형성은 하나의 메시지와 하나 이상의 메서드 사이의 관계다.
interface Witness {
증언하라: () => string | void;
}
class HatDealer implements Witness {
증언하라() {
목격한_내용을_말하기()
}
}
class Cook implements Witness {
증언하라() {
도망가기()
}
}
class Alice implements Witness {
증언하라() {
들은_이야기를_바탕으로_말하기()
}
}
모자 장수, 요리사, 앨리스 모두 자율적인 존재이며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객체들이 다형성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객체들이 동일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형성에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 송신자의 관점이다. 송신자의 관점에서 객체들은 동일한 책임을 수행한다.
다형성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객체들 사이의 대체 가능성을 의미하며,
대체 가능성을 이용해 설계를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다. 즉, 수신자의 종류를 캡슐화한다.
다형성은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로 낮춤으로써 달성된다.
객체지향의 강력함은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로부터 나온다.
4. 책임-주도 설계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클래스나 개별 객체가 아닌,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객체지향 설계의 중심에는 메시지가 위치한다.
적절한 책임을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하면서 메시지를 기반으로 협력 객체들의 관계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메시지가 수신자의 책임을 결정한다.
책임-주도 설계의 핵심은 행위를 결정한 후 행위를 수행할 객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What/Who 사이클)
객체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 자체의 속성이 아니다.
수신 가능한 메시지가 모여 객체의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며,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는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을 따른다.
메시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시하지 말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요청하는 스타일이다.
송신자는 수신자가 어떤 객체인지 모르지만 메시지를 잘 처리할 것이라고 믿고 전송할 수밖에 없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상태를 묻지 말아야 한다.
이는 객체 인터페이스의 크기를 감소시킨다. 외부에서 해당 객체에게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적어진다.
결과적으로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결합도가 낮아진다.
3.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메시지를 받기 위한 통로가 인터페이스다.
메시지는 인터페이스를 결정한다
인터페이스란 두 사물이 마주치는 경계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이어주는 방법이나 장치다.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기만 하면 내부 구조나 동작 방식ㅇ르 몰라도 쉽게 대상을 조작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운전자는 자동차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몰라도 운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인터페이스 자체는 변경하지 않고 단순히 내부 구성이나 작동 방식만을 변경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자동차의 엔진을 교체했다고 해서 운전하는 방법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자동차라도 상관없다.
외부에 공개된 인터페이스를 공용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모자 장수는 왕과 하얀 토끼의 '증언하라'라는 메시지와 '증인석에 입장하라'라는 메시지에 응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외부에 공개한다.
interface Witness {
증언하라: () => string | void;
증인석에_입장하라: () => void;
}
결과적으로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수행하는 메시지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의 모양을 암시한다.
메시지가 수신자의 인터페이스를 결정하는 것이다.
맷 와이스펠드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1. 좀 더 추상적인 인터페이스
지나치게 상세한 수준의 메시지는 객체의 자율성을 저해한다.
2. 최소 인터페이스
외부에서 사용할 필요가 없는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노출하지 말라.
그래야 객체의 내부를 수정하더라도 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3. 인터페이스와 구현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캡슐화 (정보 은닉)
구현은 객체의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을 가리킨다.
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공용 인터페이스의 일부가 아니다. 따라서 객체의 구현에 해당한다.
객체의 행동(메서드)도 마찬가지로 객체의 구현에 해당한다.
공용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명확하게 분리해야 한다. 변경에 대한 안전 지대를 만드는 것이다.
적절한 구현을 인터페이스 뒤로 감추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송신자와 수신자는 구체적인 구현 부분이 아닌 느슨한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면 결합되어야 한다.
이 분리를 위한 객체 설계 방법이 캡슐화다.
캡슐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용된다.
1. 상태와 행위의 캡슐화
객체는 상태와 행위를 하나의 단위로 묶는다. 이를 데이터 캡슐화라고 한다.
상태와 행위를 묶은 후 외부에서 접근해야만 하는 행위를 골라 공용 인터페이스를 통해 노출한다.
즉 데이터 캡슐화는 인터페이스와 구현을 분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2. 사적인 비밀의 캡슐화
객체는 외부의 객체가 자신의 내부 상태를 직접 관찰하거나 제어할 수 없도록 하며, 특별한 경로만 외부에 노출한다.
이 특별한 고정된 경로가 공용 인터페이스다.
외부에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는 메시지만을 공용 인터페이스에 포함시키고 개인적인 비밀은 뒤로 감춘다.
최종적으로...
1.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을 단순하게 만든다.
2. 자율적인 책임은 객체의 외부와 내부를 명확하게 분리한다.
3. 자율적인 책임은 책임을 수행하는 내부를 변경하더라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4. 자율적인 책임은 협력의 대상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5.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객체의 역할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책임이 자율적일수록 적절하게 추상화되며, 응집도가 높아지고, 결합도가 낮아지며, 캡슐화가 증진되고, 인터페이스와 구현이 명확히 분리되며, 설계의 유연성과 재사용성이 향상된다.